어젠 정월대보름 겸 발렌타인데이였다. 더불어 혜림이와 2주년이기도 했고.

엊그제, 꽉 찬 달을 보고서는 내일이 정월대보름이었다는 걸 기억했다.

당일엔 달을 보지 않았다. 달을 볼 생각을 하지 않았었다.

하루가 지난 오늘에서야 밤하늘을 보고 카메라를 들었다. 꽉찬 보름달 보단 조금은 작은 달일 것이다. 눈에 뵈기로는 여전히 보름달이다.

할머니가 계실 적에는 정월대보름이면 호두나, 딱딱한 것으로 부럼을 먹었다.

영주에 있을 땐 용성이네 집에서 쥐불놀이를 했던 적도 있었다.

용성이, 홍석이, 준하 또 누가 더 있었던가? EF가 용성이네 밭에 모여 쥐불놀이를 할 적에 카메라를 든 작가로 보이는 사람이 와서는 사진을 좀 찍어도 되냐고 했었다.

그 사진은 찍은 그분은 십 수년이 지난 지금 뭘 하고 계실까. 그때의 우리 모습이 궁금하다. 요새는 정월이라고 해서 별다른 일은 없다. 부럼을 깨 먹는 일도, 쥐불놀이도 하지 않는다. 어디선가는 부지런히 해왔을터인데, 나는 어느 새인가부터 그런 것들을 하지 않게 되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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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하게 바람개비만 보면 김유정역이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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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부터 눈이 온다. 10일로 넘어섰으니 엊그제부터라고 하는게 맞겠다.

요즘 통 카메라를 꺼내지 못했다.부산에서 짐빼랴, 대구로 이사하랴, 서울 올라와서 방구하랴, 다시 대구에서 짐 옮기랴.. 정신없는 것도 사실이지만 게을러진 탓도 있다.

굳이 돈들여 카메라를 사놓고서는 쓰지 않는 다는 건 낭비이며 나에겐 죄이므로, 다시금 열심히 찍어야지.

또 그 때처럼 다시 카메라가 다른 사람 손으로 넘어가는 건 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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