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는 바야흐로 6월 1일.

S멘토님께서 연락이 왔고, 근황 얘기를 하고 있다가 이직 준비를 하고 있다고 말씀드렸더니 '이력서랑 포트폴리오 좀 보내줘~ 내 메일 알지?'하셔서 보내드려야지 하고 깜빡하고 있다가 이틀 후에 다시 문자로 '이력서 보내줘~'하고 왔다. 회사가 궁금하기도 하고 멘토님도 오랜만에 뵐 겸 이따 사무실 가도 되냐고 물어봤더니 오라셔서 선릉으로 넘어갔다.


그때까진 그냥 멘토님 뵈러 가는 거였는데.. 사무실에 들어가 멘토님과 인사하고 잠깐 얘길 하다가... 갑자기 잠시만 기다려보라며 기술이사님을 모시고 오겠노라고 하셨다.


나: (...?? 기술이사님..??)


잠시 기다리니 멘토님과 기술이사님이 오셨고, 면접이 시작됐다. (?? 왜?)

나는 멘토님을 뵈러 간 것이었고.. 멘토님은 얘가 면접 보러 온다는 거구나 하고 생각하셨나보다.


이 때까지 기술 면접 준비를 하지 않은 상태이기도 했고, 무방비로 면접이 시작됐다.(눈물)

면접 땐 기술이사님이 대부분 질문을 하셨고, 그간의 경험이나 회사에서 서비스를 하고 있는 기술 위주의 질문이 이어졌고, 알고리즘, 자료구조(B+트리, 레드블랙 트리)에 대해서도 물어보셨다. 공부해야지 하고 있던 것들이지만 아직 하진 않은 상태라 당연히 대답은 하지 못했다. 모르는 부분에 대해 질문을 받다보니 아무래도 자신감 없는 태도로 대답한 것들도 있었다.


대부분의 기술 면접이 이력서나 포트폴리오를 기준으로 진행하는데, 포트폴리오에 있던 내용이 내가 직접 말한 것 말곤 언급되지 않은 것으로 봐서는 아마 사전에 포트폴리오는 멘토님만 보고, 기술이사님은 안보셨던 듯 하다.


회사 기술 스택이 나와는 내가 가진 기술 스택과 조금 차이가 있기도 했고, 여러모로 부족한 대답이 많아서 결과적으로는 그 자리에서 떨어졌다. 이력서와 포트폴리오를 보내긴 했지만... 고백하지도 않았는데 차인 느낌?


물론 갑작스럽게 진행된(나만 몰랐을지도 모르지만) 면접이긴 했지만 불편하거나 기분 나쁜 시간은 아니었다. 면접이 끝날 때 쯤에 기술이사님이 '솔직히 말씀드리자면, 확 와 닿는게 없다. 어필이 되는 부분이 있으면 좋았을텐데 그런 부분이 없었다."라고 말씀하시면서, '나중에 식사 한 번 같이 하면 좋겠네요' 라고 하면서 나가셨다.


그리고 멘토님과 얘기하면서 당연히 부족했을 면접에 대해 피드백을 받았는데, 알고 있던 것이나 경험이 있던 것들에 대해 대답할 때 그냥 사실을 있는대로 얘기하는 것 보단 좀 더 살을 붙여서 혹은 개인적인 생각이나 느낀 점, 배운 점들을 같이 답변하면 좋겠다는 내용이 주를 이뤘다. 확실히 나는 있는 사실대로 대답하는 경향이 있었고, 피드백을 받고 어떻게 고치면 좋을 지 방향을 잡을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예를 들어 면접관이 'A 프로젝트에는 어떤 기술을 사용했나요?'라고 질문을 했을 때, 예전 같았으면 질문에 대해 그대로 '스프링 프레임워크, 하이버네이트, 메시지 큐를 사용했습니다.' 라고 대답했을 것을 이젠 좀 더 살을 붙여서 '책으로만 학습하고 있던 것들을 실제 프로젝트에 적용하고 싶어서 스프링 프레임워크과 하이버네이트를 사용했고, API 요청에 대해 비동기적으로 처리하기 위해 메시지 큐를 사용했습니다. 책으로 봐서 알고 있다고 생각한 것들도 실제로 적용했을 때 어떤 어려움이 있는지 알게 되었고, 책을 벗어나 공부를 할 수 있는 곅기가 되었으며, 메시지 큐를 사용함으로써 콜백구조를 적용하여, 기존에 작업했던 동기적 프로세스를 갖는 프로젝트와 다른 아키텍쳐를 경험할 수 있었습니다.'라는 식으로 바뀌었다.


물론 모든 질문에 대해 장황하게 늘어놓는 것은 듣는 이로 하여금 안물안궁과 함께 지루한 상황이 될 수도 있지만, 특별히 강조하고 싶은 부분에 대해서는 사실 뿐만 아니라 이유나 배운 점, 느낀 점과 같이 개인적인 견해를 함께 전달하면 면접관의 마음을 살 수 있는 답변이 되지 않을까 싶다. 완급조절에 대한 판단은 상황을 보고 잘 얘기해야겠지만 말이다.


어쨌든 그 후 다른 회사 몇 군데에서 면접을 보게 되었고, 대답을 하면서도 스스로 피드백을 하게 되는 습관이 생겼고, 나 자신에게는 좋은 영향을 주고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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